미야코지마 여행 호텔 The rescape 2편
미야코지마 숙소 The rescape. 전 편에 이어서 쓰자면 이 호텔에는 프라이빗 비치가 있다. 바다로 나가는 길을 다 가본 건 아니라 정확히 몇 곳이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적어도 두 곳을 통해 바다로 나갔다. 사진상의 빨간 별의 위치가 303호, 나의 룸이 위치한 곳이고, 노란 별의 위치가 바다로 나가는 길이다. 왼쪽 별은 체크인할 때 갔던 호텔 메인 건물 뒤쪽에 있다. 또 하나의 별은 메인 건물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끝까지 가면 수영장 하나가 나오는데 그 수영장을 넘어가면 된다.
들어가는 길은 모두 꽤 독특한데 작은 숲을 지나서 가는 느낌이다. 센과 치히로가 생각나는 길이랄까. 내가 처음 갔던 길은 가장 끝에 있던 수영장 옆 길. 숙소에서 5-6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 숲으로 들어가면서 여기 맞아...?? 싶은데 거기 맞다. 두 번째로 간 곳은 체크인 건물 뒤쪽인데 역시 비슷하게 생겼다.
숲을 지나가면 정말 아무도 없는 바다가 나온다. 사람이 없으며 바로 뒤쪽은 나무뿐이라 건물도 안 보이는 완전한 자연 속의 바다. 조용하고 평화롭다. 다만 1편에 이야기했던 숙소 동서남북의 위치. 그게 왜 중요하냐면 북쪽이라 바람이 꽤 많이 불었다. 같은 날, 남쪽의 바다는 굉장히 고요했는데 말이다. 내가 바다거북이 스노클링을 하다가 이제 바람이 안부네요~ 했더니 나의 호텔 위치가 북쪽이라 바람이 많이 부는 거라고 알려주셨다. 바람도 계절의 영향이 있으려나? 아무튼 프라이빗 비치가 있는 숙소를 잡을 때는 그 위치의 풍속도 참고해서 숙소를 잡으면 더더 좋은 여행이 될 것 같다. 나는 사진 찍기도 힘들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불어서 프라이빗 비치 이용을 거의 못했다. 바람 때문에 춥기도 춥고!
중요한 조식. 나는 3박 4일 모두 조식 신청을 했는데 양식과 일식이 번갈아가며 나온다고 했다. 운 좋게 일식 2번, 양식 1번을 먹었다. 시간에 맞춰 호텔 메인 건물 2층으로 올라가면 안내해 주시는데 공간이 참 아담하고 예쁘다. 룸 수에 비해 조식 공간이 작은데, 줄 서거나 붐빈 적은 하루도 없었다. 여기서 확실히 미야코지마가 아직은 일본 사람만의 여행지라고 느낀 것이 3일 내내 외국인은 우리 포함 2-3팀뿐이며 그 외에는 모두 본토 사람들이었다.
테이블로 안내받으면 오늘의 메뉴가 적힌 종이가 놓여있는데 이 역시 모두 일본어. 외국인일 경우 영어로 바꿔서 다시 내어주신다. 조식에서 뭔가 고를 일은 식전 음료와 식후 음료가 나올 때뿐이고, 종이에 적힌 메뉴가 전부 한상 차림으로 나온다.
식전 음료는 항상 주스&차 중 하나를 고르게 되어있는데, 식후에 차가 나오기에 나는 3일 내내 주스를 골랐다. 이 역시 매일 종류가 달라진다. 꽤 맛있다. 특히 마지막 날 나왔던 리치 주스는 정말 맛있게 마셨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의 식사.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좀 아쉬울 수도 있다. 난 뭐든 잘 먹고 특히 좋은 장소의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좋았다. 오키나와 여행을 하면서 느낀 건데 여주가 요리에 굉장히 많이 쓰인다. 쓴맛으로 유명한 여주. 반찬, 혹은 볶음밥 등에 잘 섞여 나왔다. 한국에 돌아가면 요리해 봐야겠다- 싶을 정도로 인상 깊었던 재료 중 하나. 호텔 조식에서도 역시 밑반찬으로 나왔다. 또 하나 재밌는 건 스팸. 대부분의 식당에 스팸 메뉴가 있어서 신기하게 생각하던 차에 호텔 요리에 스팸이 떡하니 나왔던 것. 꽤나 신선하고 충격이었다. 아무래도 담백한 재료들에 갑자기 자극적인 게 섞이니 내 입맛에는 영 아니어서 스팸만 다 남겼더랬지. 그 외에는 바닷가인 만큼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생선 요리와 어묵, 해초 등의 바다 요리가 많았고 일본식으로 조리한 닭, 돼지고기 요리도 맛있게 먹었다.
다 먹으면 자리를 정리해 주시며 커피와 차 중에 어떤 걸 먹겠냐고 물어오신다. 카페인을 못 먹는 나는 언제나 차. 미야코지마는 날씨가 좋으니 테라스로 나가 먹으면 좋다. 시원한 아침 바람 맞으며 차를 마시는 것도 꽤나 기분 좋은 일이다.
룸서비스에 대해서도 살짝 써보자면, 보이는 대로 조금 아쉬웠는데 첫 번째 이유는 메뉴가 적은 것, 두 번째 이유는 24시가 아닌 것, 세 번째 이유는 영어 소통이 너무너무 안되는 것, 네 번째는 서빙.
하나하나 짚어보자면!
첫 번째, 식사 메뉴가 적다. 즉 메뉴 선택의 폭이 좁다. 식사 메뉴는 7가지 정도뿐. 나는 와인에 절인 스테이크와 비프 텐동 카레를 주문했다.
두 번째인 룸서비스 시간. 물론 다른 페이지에 24시 메뉴도 있지만 안주류 뿐이다. 제대로 된 식사 주문 시간은 오후 8시까지.
세 번째, 영어 소통이 안되니 주문이 너무 힘들다. 전화기 너머로 같이 메뉴판을 들고 영어 메뉴를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읽어드리며 겨우 주문했다. 그러나 5분 뒤 다시 전화가 와서는 혹시 이 메뉴를 주문한 게 맞는지 확인하는데 전혀 다른 메뉴를 말했다. 귀찮은 게 아니라면 그냥 로비에 가서 직접 주문하는 게 빠를지도.
마지막, 서빙에 대한 것. 룸서비스를 당연히 카트에 담아오실 줄 알았는데 배달 가방? 같은 곳에 넣어오셨다. 거기까지는 괜찮은데 사진과 같은 상태로 온 것이 문제... 이 정도면 소스를 따로 챙겨온 후 룸에서 부어주시는 것이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암튼 가장 중요한 맛! 맛은 그냥 평범했다.
호텔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은 거의 다 소개한 것 같다. 이 외에 소소한 몇 가지를 적어보자면, 룸 주차장 맞은편 산자락에 작은 하수가 쭉 흐르는데 거기 게가 엄~청 많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 번씩 가서 구경했다. 어느 날에는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마지막 사진처럼 문틈에 게가 들어와 있어서 문 열다가 놀라서 기절할 뻔. 게도 놀라서 후다닥 도망갔다. 또 하나는 벌레. 호텔 위치가 굉장히 자연 자연 한 것치고 숙소에 벌레가 없었는데, 딱 하나, 아주아주 작은 개미들이 줄지어 다녔다. 특히 음식 냄새 맡고는 엄청 몰려든다. 나도 알고 싶지 않았다. 물놀이하고 돌아와서 라면과 과자 왕창 먹고 샤워하고 왔는데 그 잠깐 사이에 개미 파티가 열렸다. 다행히 비치된 에프킬라 한 번에 죽는다. 개미들이 들어오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서 들어오는지가 보이는데, 그 부분에 에프킬라 뿌려두면 효과적이니 꼭 참고. 음식은 먹고 바로바로 깔끔하게 치우자. 그럼 최소한으로만 나온다. 그 외에 날벌레, 모기 등등은 한 번도 안 나왔다. 의외의 감동 포인트였달까.
호텔은 전반적으로 꽤 만족스러웠다. 일본 특유의 조심스러운 친절함 덕에 항상 기분이 좋았으며 모든 것이 깔끔하게 유지됐다. 호텔에는 요가, 마시멜로 굽기, 배스 솔트 만들기 등의 활동이 있으며 대부분은 무료. 일정이 바빠서 이용해 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가면 꼭 해보기로. 참 그리고 코인세탁실이 마련되어 있었다. 바다수영 한 후에 거기서 빨래를 하면 된다. 우리가 갔을 때는 세탁기가 전부 이용 중이어서 그냥 숙소에서 대충 헹궜다. 또 메인 건물 1층에는 현지에서 만든 기념품들이 있다. 접시, 직물,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나는 직접 짜서 만든 편물을 사 왔다. 한화 9만원 정도였다. 또 체크인 시에 마셨던 웰컴 티도 구매할 수 있었는데, 너무 맛있게 마셨던지라 6봉지나 집어왔다. 1봉지에 티백 10개가 들어있다. 끝 맛이 달달한데 아마 사탕수수가 들어있는 게 아닐까? 더운 여름, 시원하게 마시면 정말 좋기에 아직도 종종 꺼내 먹고 있다.
산이 없다는 미야코지마. 동산 정도만 있다고 한다. 어쩐지 하늘이 넓더라니. 평화로웠던 The rescape에서의 3박 4일.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다면 더할 나위 없을 곳. 예약이 더 힘들어지기 전에 빨리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럼 곧 야비지 스노클링 투어 다녀온 이야기와 미야코지마 시내 맛집 소개로 돌아오겠습니다. 3박 4일 동안 정말 뽕을 뽑고 온 나. 근데 그래도 아쉬우니 가을쯤 한 번 더 갈까 고민 중이다. 내 인생 여행지.
호텔 The rescape 1편도 보고 싶고, 미야코지마 바다거북이 스노클링과 선셋 패들 보드 타기에 대해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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