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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다래끼 자연치유 기다리다 결국 병원에 달려갔다

by 나는문어다람쥐 2024.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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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끼 자연치유 기다리다 결국 병원에 달려갔다

 

 

어느 날 왼쪽 눈을 깜박일 때마다 눈 전체가 욱신거렸다. 다래끼인가? 짐작은 했지만 다래끼 경험 별로 없는 나는 그냥 방치했다. 알고 보니 이때 바로 약국이나 병원에 가서 약을 먹어야 한다고..

 

다래끼 원인은 대부분 눈에 있는 여러 분비샘 중 하나가 막히거나, 세균 감염으로 인해 생긴다고 한다.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에 증상 초기에 전문가에게 가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무 생각 없이 무려 이틀 반을 내버려둔 나. 나는 원래 다래끼가 생기면 다들 이 상태까지 혼자 견디는 줄 알았다. 워낙 고통에 무딘 내 성격이 병을 키웠다. 결국 발병부터 치료까지 2주가 걸린 나의 다래끼 치료 스토리. (블로그, 유튜브 다 뒤져봐도 나보다 심한 사람이 없어서 검색이 도움이 안 됐다..) 그럼 시작!

 

 

1일 차 저녁 6시경
저녁 10시경
저녁 10시 30분경
저녁 11시경
저녁 12시

 

1일 차 (금요일)

 

눈을 꽉 감으면 욱신거리고 아팠다. 낮동안에는 증상이 비슷비슷하다가 저녁부터 점점 아파지더니 30분 간격으로 찍는 사진에서도 보일 정도로 급속도로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눈 위도 전체적으로 붓고, 자세히 보면 위쪽 점막도 살짝 부은 게 이제야! 보인다. 사진도 그냥 내 눈 웃기다 하고 찍었더랬지. 아직 꽃밭에 있던 나.

 

2일차 아침에 눈 뜨자마자
2일차 밤
2일차 밤
2일차 자기 전

 

2일 차 (토요일)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했다. 눈 점막이 몇 배로 부어오른 게 보인다. 이제는 눈을 살짝만 깜박여도 욱신거리고 아파서 눈도 살살 감았다 떴다 해야 했다. 얼굴 쪽으로 미열도 있고 염증 때문인지 컨디션도 쳐졌다. 그렇지만 둔한 나. 괜찮다며 다들 이렇게 아프지 않겠냐며 이 상태로 식물 사겠다고 조인폴리아에 다녀왔다. 아직 토요일이니 오전에 병원에 가라는 엄마와 남편의 말을 싹 다 무시한 채 룰루랄라 파주까지 놀러 갔다.

 

 

3일차 새벽
3일차 오전 8시 반
오전 9시 병원 도착
눈물 줄줄
겨우 힘줘서 눈 뜬 상태

 

3일 차(일요일)

 

새벽 3시. 너무너무 아파서 잠에서 깨서 난리 치기 시작했다. 눈이 떠지지도 않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해도 아팠다. 눈도 엄청 부었고 점막도 빨갛게 되며 땡땡하게 부어있다. 급하게 찾아본 일요일에 하는 안과. 다행히 집 10분 거리에 있어서 병원 문 여는 시간 맞춰서 갔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금쪽이다.

 

사전 검사에서 안압 등을 재는데 눈이 안 떠져서 보조 선생님들이 내 눈을 벌려서 겨우 검사를 했다. 눈을 살짝 건들기만 해도 아파서 움찔움찔. 그렇게 내 진료 차례가 됐다.

 

 

선생님께서 날 보시고 "이게 뭐야.. 다래끼가 맞나...? 다래끼가 이렇게 심할 수 있나.....?"라고 하셨다. 이때 깨달았다. 다들 이지경까지 내버려 두지 않는구나! 그러고는 미친 듯이 짜내기 시작... 나는 당연히 마취하고 쨀 줄 알았는데 그냥 쌩으로 쥐어짜졌다. 원래도 손도 못 댈 정도로 아팠는데 거기를 온 힘을 다해 쥐어짜지는 고통이란.. 알고 보니 칼로 째는 거 아니면 마취 안 한다고.. 나는 칼 안대도 그냥 나왔다보다.

 

의사 선생님의 "진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를 다섯 번은 더 듣고서야 겨우 풀려났다. 다 합치면 열 번은 쥐어짠 듯.. 옆에서 남편이 보는데 고름이 면봉 세 개를 다 쓰고도 부족할 정도로 줄줄 나왔다고 한다.

 

상태가 얼마나 심했던 건지 의사 선생님께 술을 먹었냐, 밤을 새웠냐, 몸이 안 좋냐 등등의 질문을 엄청 받았다.

 

 

쥐어짜고 난 직후
항생제 주사 알러지 테스트
집 가기 직전에 찍은 내 옆모습

 

너무너무 심해서 먹는 약은 물론이고 주사까지 맞아야 한단다. 꼭 잘 먹고 잘 자라고 하셨다. 대체 난 어느 정도의 상태였던 걸까. 주사를 맞기 위해 알레르기 테스트를 기다리는 와중에 피+고름 눈물이 뚝뚝 흘러서 남편이 웃었다. 아파서 웃기 싫은데 나도 자꾸 웃음이 나서 힘들었다. 

 

다 끝나고 의사 선생님이 다음날 무조건 병원 오라고 신신당부하셨다. 그렇게 온갖 처지를 받고 먹는 약, 넣는 약까지 한가득 집에 들고 귀가했다.

 

 

집 도착
저녁
자기 전 1
자기 전 2
자기 전 3
자기 전 4

 

고름이 빠져서 그런지 고통도 한결 덜하고 부기도 실시간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약은 눈에 넣는 물약 두 가지와 눈두덩이에 바르는 연고 한 가지를 하루 네 번씩 넣고 바르면 된다.

 

 

눈 뜨자마자 찍은 사진
기상 한 시간 뒤
안대를 했다

 

4일 차 (월요일)

 

눈 뜨자마자 병원에 갔고 또 쥐어짜졌다. 오늘도 그럴 줄 몰랐어서 무방비로 당했다. 더 나오는 고름은 없다고 약 잘 넣고, 잘 먹고, 수요일에 오라고 하셨다. 나으려는 건지 눈이 슬슬 간지러워서 잘 때는 약국에서 산 안대를 하고 잤다. 남편이 새벽에 깨서 보니 내가 안대를 입에 하고 있었다고 한다.

 

5일차 아침
점심
눈 감은 모습

 

5일 차 (화요일)

 

눈 전체와 윗 점막 붓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작고 소중한 나의 속쌍꺼풀도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 무난하게 지나간 5일 차 다래끼.

 

 

6일차 아침
아침 2
멍 들었다

 

6일 차 (수요일)

 

5일 차보다 조~~ 금 더 가라앉았는데 멍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마 쥐어짤 때 생긴 멍인 듯. 누가 눈 꼬집에서 멍든 경험 있는 사람? 저요 저요!

 

멍든 게 웃겨서 남편한테 "시댁 가서 남편이 내 눈에 주먹질했다고 일러야지~" 했더니 정성껏 간호해 줬더니.. 하고 어이없어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게 잘 마무리되어 가는 줄 알고 안심했더랬지.

 

 

갑자기 생긴 왕 혹

 

8일 차 (금요일)

 

7일 차까지도 별일 없었는데 갑자기 8일 차 아침부터 윗 점막이 부어오르기 시작. 고통은 없었다. 다시 커지거나 이게 영원히 안 없어지면 어쩌지 하며 걱정 시작.

 

9일차 아침

 

9일 차 (토요일)

 

다음날 아침 또다시 병원 오픈런. 그렇게 또 쥐어짜짐....

 

선생님께서 저번에 크게 부은 건 속다래끼고 이거는 겉다래끼인데 겉다래끼는 아주 천천히 낫는다고 2주는 걸릴 거라고 하셨다. 이 상태에서 칼로 째면 괜히 더 흉 질 수도 있다고 저절로 가라앉게 만드는 게 최선이라고 하셨다. 먹는 약이나 주사는 더 필요 없고 연고만 더 센 연고로 바꿔주신다고 했다.

 

내가 이거 볼록한 거 안 없어지면 어떡해요 엉엉 했더니 대부분은 없어진다고 하셨다. (안심)

 

결론: 나는 겉다래끼랑 속다래끼 한 번에 난 사람이었음.

 

 

10일 차 아침

 

10일 차 (일요일)

 

유난 떨며 걱정한 게 무색하게 약 바꾸자마자 가라앉음. 

 

 

12일 차

 

12일 차 (화요일) 현재

 

이제는 나만 알 정도로 점막 붓기가 줄어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정상에 가까운 정도. 그래도 아직은 조금 붓기가 있으니 여전히 열심히 약을 챙겨 넣고 있다. 이번에 토요일에 병원 오라고 하셨는데 그전에 다 나으면 안 가도 되지 않을까?

 

여러분은 다래끼가 어? 싶을 때 꼭 바로 병원 가세요.. 아니면 저처럼 2주를 고생한답니다. 

 

 

 

이 눈을 부여잡고 간 조인폴리아가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하다고요? 그렇다면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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