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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핀란드 여행 필름 카메라 로바니에미와 사리셀카 편

by 나는문어다람쥐 2024.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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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여행 필름 카메라 로바니에미와 사리셀카 편

 

 

 

밤 열차를 타고 로바니에미 역에 도착했다. 못생긴 싸구려 트리가 반겨주던 아담한 로바니에미 역. 아마도 숙소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을 텐데 그때는 미처 알지 못해서 눈 속을 헤치고 숙소까지 30분을 걸어갔었다.

 

 

 

해 뜨기 전에 도착한 산타마을. 너무 일찍 가서 우리뿐인 산타 마을. 수많은 트리들을 구경하다가 산타와 사진을 찍으러 갔다. 산타랑 무슨 말을 할까 설레며 갔는데 막상 산타 옆에 앉으니 너무나 긴장돼서 해피 뉴 이어 한 마디 하고 나온 나. 앞에서 구경하던 나의 일행은 그걸로 몇 달을 웃었다. 세계 공식 산타는 공무원이라는 말을 듣고 짜게 식었다며 사진은 안 살 거라던 나는 결국 6만 원가량을 내고 설렘과 긴장이 담긴 사진을 한국까지 소중하게 가져와버렸다. 

 

 

산타의 집 내부에는 이렇게 세계 각국에서 온 편지들이 있다. 근데 우리나라는 없어서 아쉽.

 

 

호텔의 조식이 꽤 맛있었다
버스 표지판이 뭔가 직관적이고 귀엽다

 

Scandic rovaniemi city라는 호텔에 묵었다. 맞은편에는 건물에는 마트가 있었고 옆에는 최북단에 위치한 맥도날드가 있다. 아주 조용한 동네. 도착한 첫날, 산타 마을로 가는 길에 차가 눈 속에 파묻혀서 곤란해하고 있는 핀란드 아저씨를 마주쳤다. 우리에게 같이 차를 밀어달라고 도움을 요청하셨고 열심히 밀다 보니 사람이 하나 둘 늘어나 7명이 됐다. 결국에는 차를 빼는 데에 실패했지만 재미있는 기억 중 하나가 됐다. 핀란드 사람도 눈 속에 파묻히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창 차를 밀다가 잠시 쉬던 중 두 번째로 합류한 내 또래의 남자애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남자애: 어디서 왔어요?

나: 한국에서 왔어요.

남자애: 아~ 한국. 당신은 당신의 나라가 마음에 들어요?

나: ?

남자애: ??

나: 아 저 남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사리셀카. 창밖을 보는 걸 좋아하는 나는 학생 때도 창가 자리를 좋아했다. 그런 나에게 사리셀카의 창밖 구경은 정말이지 황홀했다. 동화책에 들어와있는 것 같은 기분. 

 

 

 

더 잘 보고 싶어 산책을 나가면 이런 풍경이다.

 

 

 

그렇게 쭉 걷다 보면 눈 쌓인 나무가 끝없이 이어진 곳을 마주친다. 사진으로는 담기지 않는 광활함. 이런 풍경을 이렇게 조용히 감상할 수 있다니. 유명 관광지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순간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서 이번에는 마트로 향한다. 감자와 빵, 햄과 치즈 등을 잔뜩 샀다.

 

 

 

감자에 소금 간을 해서 오븐에 굽는다. 빵에 치즈와 햄을 올려 역시 오븐에 넣는다. 연어는 뚜껑 덮은 프라이팬에 굽다가 양파를 넣고 완전히 익힌다. 신선한 토마토에 설탕 솔솔 뿌리고 오트밀 우유까지 준비하면 식사 준비 끝.

 

 

오두막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숙소. 밥을 다 먹고 일행이 낮잠을 자는 동안 소파에서 책을 읽었다. 후에 사리셀카에서 평생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대화를 했다. 사람 만나는 것에 욕심이 없는 나는 고민 없이 '살 수 있다.'

 

 

 

나이가 들며 점점 더 추위를 타게 됐지만 나는 여전히 겨울이 가장 좋다. 핀란드의 겨울 역시 좋았다. 그렇지만 역시 어나더 레벨. 양말을 3겹 신고 어그를 신어야 발이 안 시려웠다. 상하의는 당연하게 4겹은 입었고 핫팩은 언제나 한가득. 캐나다의 추위도 잘 버틴 나지만 핀란드의 겨울에 무릎 꿇을 뻔..

 

 

반대로 더위는 조금도 못 견디는 나. 핀란드는 집집마다 정말로 사우나가 있는데, 핀란드 왔으면 사우나 해봐야지! 하고 들어갔다가 10분 만에 포기해버렸다. 물 한 국자 붓는 순간 불지옥이다.

 

 

 

사리셀카에서는 허스키 눈썰매를 탈 수 있다. 강아지 키우는 나로서는 강아지 학대 아닌가...?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한다. 심지어 눈 없는 나라에서 키우는 허스키들은 그냥 타이어를 달아놓고 달리게 한다고. 그래도 타는 내내 괜히 안쓰러웠던 나. 다 끝나고는 모닥불 앞에서 따뜻한 차도 마실 수 있었다. 

 

 

 

사실 필름에 찍힌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핀란드 여행. 아주 높고 멋진 산에서 썰매도 타고, 한밤중에 오로라 헌팅을 나가기도 했다. 언젠가는 핸드폰에 있는 사진으로 보는 핀란드도 포스팅해봐야지. 내가 가본 여행지 중 가장 특이했던 나라 핀란드. 난 일반적인 여행지보다 이런 오지가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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