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과습 증상과 과습을 뿌리뽑는 나만의 방법
과습. 초보 식집사들에게는 너무너무 무서운 단어다. 나 역시도 그랬다. 식물을 죽이는 1순위가 과습인 줄 알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조금만 공부하면 정말 쉬운 과습 예방. 우선 과습의 증상부터 알아보자.
과습의 증상
과습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과습의 원인을 알면 증상이 다양할 수밖에 없구나를 깨닫게 되지만 그 얘기는 아래에서 하기로 한다.
1. 성장이 멈추고 전체적으로 약해진다.
2.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쳐진다.
3. 물을 줘도 잎이 마르고 떨어진다.
4. 곰팡이가 핀다.
등등 과습의 증상은 정말 다양하다.
잘못된 과습 상식
1. "물 많이 주지 마세요"
이 말은 잘못됐다. 엥? 싶을 수도 있다. 모두가 과습을 피하고 싶으면 물을 많이 주지 말라고 얘기하니까.
2.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사용해서 흙을 말리세요"
이 말 역시 잘못됐다. 물을 주고 나서 과습이 오지 않도록 빠르게 흙을 말려주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어봤을 거다. 그래서 많이들 미니 선풍기나 써큘레이터를 구매한다.
위 두 가지 모두 잘못된 정보다. 바깥에 사는 식물들을 생각해 보자. 장마철 열흘 내내 비가 와도 끄떡없다. 또 수경재배 식물들 역시 내내 물속에 있지만 영양만 잘 보충해 준다면 잘 살아간다.
정확한 과습의 원인
그럼 대체 과습의 원인이 뭘까. 과습이라는 단어 자체도 오해를 낳기 좋다. 습기가 과하다 라는 단어 때문에 과습의 모든 것이 "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습의 이유는 물이 아니다.
정확히는 뿌리가 썩어서이다. 그리고 뿌리가 썩는 이유는 화분 내부의 물이 썩어서이다. 물이 썩으면 물 자체도 문제지만 화분 속 산소도 줄어든다. 뿌리가 썩은 물속에 계속 담겨있고 숨 쉴 산소도 없어진다고 생각해 보자. 이제는 과습의 증상이 왜 그렇게 다양한지 알 수 있다. 뿌리가 죽어가는데 어떤 증상인들 안 나타날까.
그럼 대체 화분 속 물이 왜 썩을까? 화분 속의 물이 썩는 이유는 다양하다.
1. 흙의 배수가 안 좋다.
자연의 식물은 내내 비가 와도 배수가 잘 돼서 (=물이 고이지 않아서) 과습이 오지 않는다. 해결 방법은 화분의 배수가 좋아지도록 흙 배합을 한다.
2. 통기가 안된다.
화분을 뒤집어 바닥을 한 번 보자. 물구멍이 화분 크기에 비해 너무 작지는 않은가? 혹은 화분에 굽다리가 전혀 없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바닥에 구멍이 없는 컵에 물을 담아뒀다고 생각하면 된다. 좋지 않은 화분을 사용중이니 화분을 바꿔보자.
과습의 예방
과습을 예방하려면 위의 것들을 피하면 된다. 배수가 잘 되도록 흙 배합을 하고 통기성이 좋은 화분을 쓴다. 아래는 내가 사용하는 화분들이다.
나는 배수가 원활하고 공기가 잘 통하도록 숨구멍이 많고 다리가 있는 화분을 선호한다. 분갈이를 할 때도 배수층에 가장 신경을 쓴다.
또한 물을 줄 때는 언제나 2분 이상 듬뿍 준다. 물 구멍으로 물이 줄줄 흐르도록, 화분 내부를 물로 싹 씻어낸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그로 인해 화분 속에 있던 오래된 수분과 공기를 흘려보내고 신선한 물과 공기를 넣어준다. 자연처럼 말이다.
나만의 과습 예방법
그러나 적당한 화분은 정말 찾기 힘들다. 화분이 예쁘면 배수구멍이 작거나 굽다리가 없고, 있으면 화분이 못생겼다. 그래서 나도 예전에는 몇 년을 아래 사진들처럼 화분을 화분 받침에 비스듬하게 두거나 화분 받침을 거꾸로 두거나 하며 지냈다.
그런데 이 모습들이 보기에 너무 별로이기도 하고 화분도 예쁜 걸 사고 싶고 해서 고민고민 하다가 요즘은 굽다리를 직접 달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사고 싶은 화분에 큰 물구멍만 있으면 굽다리가 없어도 바로 구매한다.
내가 쓰는 굽다리는 아크릴 조각인데 화방(고터 한가람 문구 등)에서 직접 사서 만들어도 되고 만들어진 것을 사도 된다. 나는 그냥 편하게 사서 쓴다. 내 돈 내 산입니다. 구매처 궁금하실까봐 아래 링크 달아두겠음.
5mm, 10mm 두 가지 있는데 나는 큰 화분에는 높은 거 낮은 화분에는 낮은 거 쓴다. 사실 낮은 화분에도 높은 굽다리가 좋긴 하니 과습이 무섭다면 그냥 10mm로 사자. 나는 가끔은 10mm 두 개 붙여서 20mm로 높여 사용한다.
자 그럼 이제 굽다리를 만들어보자. 얼마 전, 새 식구들을 들인지라 나도 오랜만에 굽다리 만들면서 사진을 찍어봤다. 귀찮지만 조금만 손 보면 과습 걱정도 덜고 사용할 수 있는 화분의 종류가 확 다양해지니 포기할 수 없는 작업이다. 내 올리브 나무는 이걸로 과습 없이 4년째 나랑 잘 지내는 중이다.
준비물: 아크릴 조각 (한 화분당 다섯 개), 목공 본드, 화분 받침
**화분 받침은 미리 깨끗하게 씻어서 말려놓기.
**나는 굽을 교체하고 싶을 때가 생길까 봐 마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제거가 쉬운 목공풀을 사용한다. 굽을 제거할 생각이 없는 분은 강력본드를 쓰면 작업이 속도가 빠름. 풀은 각자 취향대로 사용할 것**
우선 아크릴 비닐을 제거한다. 굳이 안 해도 되지만 나는 나중에 지저분해지는 게 싫어서 싹 벗기고 사용한다.
화분 받침에 위치 잡아주고 목공본드 콩만큼 짜서 톡톡 붙여준다. 화분가장자리에 아크릴 조각이 오도록 잘 맞춰서 위치 잡는 것이 중요. 본드는 너무 적으면 금방 떨어지니 넉넉하게 짜주는 것이 좋다. 본드가 옆으로 삐져나와도 어차피 마르면 티 안 난다.
보통은 한 화분당 아크릴 조각 5개 이상이 안정적이다. 그러나 아주 작은 화분은 3-4개도 충분하다. 이대로 하루정도 두면 본드가 마르면서 투명해진다.
당장 화분 받침 못쓰게 됐으니 이 김에 화분들 화장실로 다 데려다가 물이나 실컷 준다.
점점 마르며 가장자리부터 투명해지는 본드.
아직 완전히 마르기 전이지만 완성 모습이 궁금하실까 봐 화분을 올려서 사진을 찍어봤다. 원래는 바닥에 딱 붙던 화분에 숨구멍이 생겼다.
결국 과습예방의 핵심은 화분의 배수성, 통기성이다. 물은 마음껏 줘도 된다. 나는 2-3일에 한 번 모든 화분에 듬뿍듬뿍 물을 준다. 원산지도 다 다양한 식물들이지만 죽지 않는다.
이 방법이 아니더라도 화분 받침 대신 식힘망을 화분 아래에 두거나, 아예 행잉으로 키우거나 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과습을 예방한다. 이런저런 방법을 찾아보고 가장 자신의 환경과 잘 맞는 답을 찾아보기를.
나의 새로운 식구 아스파라거스 미리오클라두스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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