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너를 닮은 사람
일 년에 최소 열두 권 이상 책 읽기. 매년 나 스스로와 지키는 약속이다. 책 잡식성인 나는 소설, 인문, 시, 경제, 종교, 건강 등 가리지 않고 읽지만 자기 계발과 추리 소설은 썩 좋아하지 않는다.
책은 주로 서점에 가서 한 권 한 권 살펴보며 골라오는 게 대부분이나 존경하는 분들의 추천을 받는 것도 좋아한다. 그 사람은 이 책이 왜 좋았을까 생각하며 읽는 것이 꽤 흥미롭기 때문이다.
종종 출판사 SNS를 구경하기도 한다. 출판사라 그런가 책 소개의 깊이가 달라서 10분만 훑어봐도 읽어보고 싶은 책이 수두룩해진다. 좋아하는 곳은 민음사 tv.
가장 참고하지 않는 곳은 역시 인스타 아닐까. 내가 감정 위주의 연애소설과 에세이를 안 좋아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사설은 그만하고, 오늘 소개해 볼 책 3권은 아래와 같다.
1.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2.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3. 너를 닮은 사람 - 정소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열린 책들)
대학생 때 교수님을 통해 알게 된 책이다. 누가 봐도 아름다운 외모의 남자인 도리언 그레이. 그는 자신의 멋진 모습이 그려진 초상화에 스스로 빠져들어 그 모습을 언제나 간직하길 원한다는 소원을 빈다. 소원은 이루어져 도리언 그레이는 절대 늙지 않는 사람이 된다. 자만심과 악에 물들어가는 도리언이 영원히 아름다운 젊음을 유지하는 반면, 그의 아름다웠던 초상화는 그 대신 악마 같은 모습으로 나이 들어간다.
슬픔이 담긴 그림처럼
심장이 없는 자의 얼굴
도리언의 초상화를 가장 잘 표현한 부분 아닐까.
앞부분은 조금 늘어지는 느낌이 있지만 뒤로 갈수록 굉장히 몰입감이 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는 책. 정서상 한국문학을 더 좋아하는 나도 꽤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문학동네)
이 책은 전쟁에 참여한 여성들의 인생이 쓰인 책이다. 슬프게도 성별 갈등이 심화된 현재의 한국에서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제목일 거다. 여자와 남자라는 두 글자만 들어가도 거부감이 느껴지는 현실이라니.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볼 때 만이라도 잠시 혐오를 내려놓자.
책에는 단지 전쟁 전, 전쟁 중, 전쟁 후, 200여 명의 소녀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살고 있는지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기록이라 칭하는 이유는 이 책의 모든 내용은 실존하는 인물이 겪은 실화이기 때문이다. 그 소녀는 어떻게 전쟁에 참여하게 됐는지, 그 아가씨는 어떻게 저격수가 되었는지, 그 엄마는 어떻게 자신의 딸들을 기다렸는지. 평범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전쟁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 소녀 병사는 돌아왔나요?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마치 눈으로 읽는 다큐멘터리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 이야기들이라 영화를 보듯 몰입감 있게 읽혀나간다. 다 읽은 후 너무 감명 깊어 작가의 다른 책인 <아연 소년들>, <체르노빌의 목소리>, <마지막 목격자-어린이 목소리를 위한 솔로>까지 주르륵 읽어버렸다.
작가는 2015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여러 목소리를 통해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보여주는 책을 써왔다.”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평소 다큐멘터리를 즐겨본다면, 또한 소수의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을 꼭 한 번 접해보길.
너를 닮은 사람 - 정소현 (문학과지성사)
<너를 닮은 사람>은 정소현 작가의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장편소설을 좋아하는지라 단편에는 손이 잘 안 가지만 이 책은 내가 읽었던 모든 단편소설집 중 가장 재미있게 읽었기에 소개해 본다.
정말 이게 당신들 눈에 보이나요?
특히 책 제목인 두 번째 장의 '너를 닮은 사람'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만큼 내용이 꽤나 흥미를 끈다. 조금의 스포일러도 하고 싶지 않기에 소개하는 내용은 적지 않겠다. "어느 날, 과거가 나를 찾아왔다"라는 한 문장이 어떻게 풀려나가는지 읽어 내려가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 줄도 모른 채 집중하게 될 책. 단편집인 만큼 비행기에서 읽기 좋은 책일듯싶다.
오늘은 외국 소설, 다큐멘터리 산문, 한국 소설 3가지를 들고 와봤다. 요즘 나는 제목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으나 막상 읽어보지 못한 책들을 찾아 읽는 중이다. 읽어보면 왜 그렇게 유명한 책들이었는지 알게 되는 게 꽤 재미있다. 그럼 다음에 또 다른 책 소개로 찾아올게요.
책과 함께 필름 카메라에도 관심이 있다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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